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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구 아나운서의 등장과 퇴장...

by 울트라님 2005. 3. 22.

최일구 앵커의 등장과 퇴장의 의미는?

[마이데일리] 2005/03/04 09:05
“무리한 요구를 할 것 같은데 우리 국방부 장관님 준비 잘 하셔서 협상 잘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만두를 먹었는데 괜찮더군요” “경찰 초동수사 이래도 되겠습니까”

교양 프로그램 등에서 출연자가 나와 질타나 비판하는 어조다. 하지만 뉴스 앵커에서 나온 멘트이다.

이처럼 강렬한 멘트와 톡톡 튀는 진행으로 네티즌 사이에 ‘어록’까지 유행시켰던 MBC 주말 ‘뉴스데스크’의 최일구 앵커가 26일로 예정된 봄 개편에서 교체된다. 최 앵커는 “1년 6개월간 주말 뉴스를 진행했는데 체력적으로 힘들고 에너지도 소진된 느낌이 들어 2월 말쯤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최일구 앵커의 등장과 퇴장은 한국 방송사에 적지 않은 의미와 파장을 일으켰다. 최소한 뉴스 프로그램에서는 말이다. 그동안 변화의 선봉에서 유행을 선도한 방송에서 변화하지 않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우리 방송이 1970년 10월 MBC ‘뉴스 데스크’로 시작된 앵커 시스템의 뉴스 시대를 연 뒤 뉴스 프로그램이며 앵커의 스타일과 어조, 어투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30여년의 뉴스 진행의 견고함과 획일성에 일대 변화를 초래한 장본인이 바로 최일구 앵커였다. 최일구 앵커의 기존 앵커와의 차별화한 모습은 곧바로 시청자의 논란의 대상으로 떠올라 뜨거운 논쟁을 촉발시켰으며 심지어 전문학자나 전문가들의 토론 주제로 까지 올랐다. 더욱이 변화한 앵커 스타일이 시청률에까지 영향을 줘 뉴스 앵커의 흐름까지 변화시킬 조짐까지 드러냈다.

그동안 우리 방송에서 뉴스의 진행자를 앵커라고 표현했지만 미국에서의 사용하는 앵커의 개념은 아니었다. 미국의 앵커가 뉴스 현장에 나가있는 기자들의 보도를 엮어가면서 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송 뉴스의 종합적인 사회자 겸 해설자로 취재 현장에 기자를 파견하고 뉴스의 편집권까지 지니고 있는 뉴스 프로그램의 총사령관이라면 우리의 경우는 뉴스의 편집된 뉴스를 단순히 순서대로 읽는 뉴스 리더(Reader)의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근래 들어 뉴스를 읽어가며 논평이나 해설을 곁들이는 뉴스 캐스터(Caster)의 양상을 보였다. 새로운 뉴스 아이템을 전달할 때 행하는 앵커의 멘트는 대부분 앵커들이 직접 작성하고 있는데 주관적인 입장을 가급적 배제하고 객관성을 담보하고 어투나 표현, 용어 역시 공식적이고 딱딱한 방송 멘트가 주류였다.

최일구의 등장은 기존의 전형적인 앵커과 다른 모습을 시청자에게 선보인 계기가 됐다. MBC 주말 뉴스를 진행을 맡은 최일구 앵커의 멘트는 기존의 앵커들의 멘트와 사뭇 다른 부드러운 일상 대화체 어투 사용과 상당부분 주관을 담은 내용들이 담겨 시청자들에게 적지 않은 당혹감과 함께 신선감을 주었다.

그는 “했습니다”로 종결짓던 뉴스 멘트를 “했어요” 라든지 어린이 유괴 초동수사에 실패한 경찰 등에 대해 “이래서 되겠습니까” 또는 미국방장관 회담에 우리 국방장관의 철저한 준비를 당부하는 말투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앵커의 관행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다.

또한 뉴스 아이템 전달에 급급했던 멘트에 뉴스의 사안에 따라 비판과 질타 등의 표현을 구사하기도 했다.

이러한 앵커 스타일의 변화에 대해 시청자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주로 젊은 시청자들에게선 뉴스 하면 딱딱하다는 인식을 개선하는데 일조했으며 다양한 뉴스 스타일의 지평을 열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데 비해 중장년층에선 뉴스가 가벼워지고 상당 부분 주관적 입장이 개입된 앵커 멘트가 뉴스의 객관성을 상실하게 만든다는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최일구의 등장을 낳은 것은 물론 개인적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이제는 뉴스 프로그램도 예능 프로그램처럼 진행자가 튀지 않으면 시청자의 눈길을 잡기 어려운 시대가 된 방송환경과 변화하는 시청자의 뉴스 시청태도 때문이기도 하다.

기존 앵커와 차별화된 개성이 돋보이는 최일구의 앵커의 진행 스타일은 어느 프로그램보다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해야할 뉴스에서 자칫 주관적 색채나 개성이 드러나는 진행을 할 경우, 프로그램의 신뢰에 적지 않은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뉴스 프로그램의 진행도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화해야한다는 것을 몸소 보여줬고 천편일률적인 뉴스 스타일에 새로운 다양성을 부여했다는 의의가 있다. 최일구의 진행 스타일은 분명 30여년 동안 변하지 않는 견고한 뉴스의 획일성에서 벗어나 뉴스 형식과 진행의 다양화를 촉발시키는 시발점이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최일구 앵커의 등장과 퇴장은 분명 뉴스 진행의 변화에 물꼬를 텄고 새로운 변화의 모색에 계기를 마련했다. 그것을 발전적으로 이어나갈 몫은 후임 앵커들의 과제다.

[개성이 돋보인 진행으로 눈길을 끈 MBC '뉴스 데스크'의 주말 뉴스 최일구 앵커=MBC사진제공]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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