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이범진 기자] 조선황실의 유일한 직계 황세손 이구씨가 지난 16일, 향년 74세로 일본의 한 호텔에서 숨을 거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고종의 손자이자 영친왕 이은(李垠)의 아들인 이구씨는 영친왕과 이방자 여사 사이에서 태어난 조선 황실의 마지막 적자다. 전주이씨대동종약원의 한 관계자는 “이구 황세손이 나가사키로 알려진 일본의 한 지방 호텔에서 사체로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호텔 종업원이 인기척이 없는 것을 의아하게 여겨 방문을 열어보니, 화장실에서 숨을 거둔 상태였다”라며 “심장마비가 사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1931년 태어난 이구씨는 우크라이나계 미국인 줄리아와 결혼해 1963년 일시 귀국했으나 사업 부도로 일본으로 건너가 아리타라는 일본 여인과 최근까지 도쿄에서 살고 있었다. 종약원 관계자는 “일흔이 넘은 고령의 이구 황세손이 어떤 이유로 지방까지 갔는지, 왜 동반자 없이 혼자 그곳에 갔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그가 왜 집이 아닌 호텔에서 객사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19일 일본서 부검을 결정, 전주이씨대동종약원 이사장 등 관계자가 출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고종의 또 다른 손자이며 이구씨의 사촌이자 의친왕(영친왕의 형)의 9남인 이충길(황실명 이갑·李鉀·68)씨 역시 “전주이씨대동종약원측에서 18일 연락을 받았다”며 “이구 황세손이 화장실에 갔다 나오지 않아 (종업원이) 가보니 숨을 거둔 상태였다고 들었다”며 “뇌일혈로 인한 사망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이씨대동종약원의 한 관계자는 “장지(葬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24일 장례식을 치른 뒤 서울로 옮겨 낙선재에서 발인, 홍유릉에 모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관해 종약원과 문화재청과 협의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범진 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bomb.chosun.com])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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