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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 帝國/♡울트라 황숙

[막내삼촌] 안부

by 울트라님 2011. 3. 9.

한동안 삼촌이 안보인다며 내게 삼촌의 안부를 대신 물어오는 사람들을 볼 때 마다...

"이 얘기는 삼촌이 직접 들어야 하는데... 우리 막내삼촌 어디갔지?" 라는 생각이 들어...

가까이에 있을 땐 전혀 몰랐던 그런 소소한 꺼리들 조차 삼촌의 빈 자리를 더욱 더 크게 느끼게 해주네.

사실... 밤 마다 잠을 잘 못자겠어. 삼촌이 떠나던 날 삼촌에게 있었을 일들이 자꾸자꾸 머릿속에 떠올라.

삼촌이 어떤 마음으로 사무실에서 퇴근을 했는지, 어떤 마음으로 송현동으로 향했는지, 어떤 마음으로 마지막 준비를 했는지, 어떤 마음으로 유서를 썼는지, 어떤 마음으로 마지막을 맞이했을지...

불과 두 세시간 사이에 벌어진 그 일들이 난 지금도 실감이 나질 않아. 삼촌이 내 곁에, 우리들 곁에 없다는 사실도 아직 피부로 와닿지 않아. 지금이라도 삼촌한테 전화를 하면 삼촌의 그 구수한 목소리가 금방이라도 들려올 것 같은데...

내 손으로 직접 삼촌의 핸드폰을 해지시켜놓고 한 번은 삼촌한테 전화를 해봤는데...

수화기에서 삼촌의 목소리 대신 흘러나온, 그 번호는 이제 없는 번호라는 얘길 듣고 나 정말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몰라.

지금도 그 때 생각하니까 코 끝이 찡해진다.

나 소진엄마한테는 우리에게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절대로 다른 누구도... 특히 삼촌을 원망하지는 말자고 했지만...

솔직히 나 속으로는 삼촌 원망을 많이 했어. 삼촌 말 대로 내게 남겨진 큰 짐 때문이 아니라, 왜 그렇게 갑자기 떠나야 했는지 삼촌이 너무 원망스럽더라고... 분명 삼촌이 좀 이상해보였던 적이 한 두번은 아니었는데 그 많은 낌새를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했던 내가 잘못한 탓이 크지만... 그래도 이렇게 너무나도 갑자기 삼촌을 떠나보내게 될 줄은 몰랐어. 내가 조금 더 신경을 썼다면 일이 이렇게까지는 안돼지 않았을까 하는 자책감도 많이 들었고,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한마디 말도 없이 그냥 훌쩍 떠나가버리나 싶은 생각도 들었고... 참 피부로 아직 와닿지 않는, 머릿속에서만 뭔가 복잡복잡한 그런 생각들...

나... 아직 우리 엄마 아버지한테도 한번도 해보지 못한 말이 있는데...

보고싶다고... 나 삼촌이 정말 많이 보고싶다고...

한 번도 삼촌한테 이런 살가운 이야기들을 해보지 못했는데... 이제는... 앞으로는 삼촌이 보고싶으면 보고싶다고 얘기할래.

맨 정신에 하던, 술에 취해 하던... 삼촌이 보고싶을 땐 꼭 삼촌이 보고싶다고 얘기 할래.

 

삼촌 보고싶어...

 

 

 

이제 더 이상 주인이 없는...

빈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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