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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 帝國/♡울트라 황숙

[막내삼촌] 자책

by 울트라님 2011. 2. 27.

 

딱 한 번만이라도...

 

수십 수백 번을 갔던 마트에 단 한 번이라도 함께 가자고 손을 내밀었었더라면...
오랜시간 외롭게 지내온 것을 뻔히 알면서도 밥이라도 잘 챙겨 먹는지,

밥이라도 한 번 같이 먹자고 단 한 번이라도 말을 해봤더라면...
그 숱한 주말을 외롭고 쓸쓸하게 보내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왜 내 식구 챙기기에만 급급해 전화 한 통 하지 않았었는지...
그리 어렵지도 않았을텐데, 뭐가 어렵다고 자주 우리집에 모시고 와서 좋은시간을 갖지 못했었는지...

사랑하는 조카손녀 소진이를 한 번이라도 더 보여드렸더라면...
핸드폰에 저장된 소진이 사진도 그 때 그 때 챙겨서 바꿔드렸더라면...
우리 집에 잔뜩 있는 그 수 많은 소진이 사진들을 몇 장 더 드렸었더라면...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고개만 돌리면 보였던 곳에 있었고, 손만 뻗으면 닿을 자리에 있었는데...
왜 그리도 고개 한 번 돌리지 않았는지, 왜 그리도 손 한 번 뻗지 않았는지...

 

나는 왜 언제나...
나와 가장 가까이에 있었고 나를 가장 많이 생각해준 사람에게 그리도 매몰차고 싸늘한 시선만을 보냈었는지...

 

딱 한 번만이라도... 따뜻한 미소, 말 한마디 건네기가 그리도 어려웠었는지...

내가 정말 대신 죽고싶은 시간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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