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
어제가 무슨 날이었는 줄 알아?
어제가 바로 삼촌이 떠나간 지 49일 째 되는 날이었어.
벌써 시간이 그렇게 흘렀나 싶기도 하고, 한참 된 것 같은데 그것 밖에 안됐나 싶기도 하고...
점심 때 소진엄마랑 삼촌의 유골을 뿌린 승화원에 가서 삼촌 즐겨마셨던 커피 한 잔 올렸는데...
혹시 그 커피 먹었어? ^^ 보온병이 고장이 나서 뚜껑이 잘 안닫혔지만 그래도 따뜻한 물이 식지는 않았더라고...
소진엄마가 승화원에 다른 귀신들이 많아서 어쩌나 하고 삼촌 걱정을 많이 하던데, 내가 그랬어.
작은 삼촌이 이미 꽉 잡고 있을꺼라고... 그러니까 삼촌도 편하게 잘 있을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삼촌, 내 말이 맞지? 작은 삼촌이랑 잘 있는거지?
사실 나도 삼촌이 다른 귀신들 때문에 잘 있을 지 걱정이 많이 돼.
마음 같아서는 내가 삼촌 곁에서 삼촌을 지켜주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잖아.
그저 작은 삼촌만 믿고 있는거지 뭐... 내가 지난 번에 얘기 했던 것 처럼...
삼촌... 힘들더라도 조금만 참고 살아. 내가 삼촌 곁으로 갈 때 까지...
내가 죽어서 삼촌 곁으로 가면 내가 삼촌이랑 작은 삼촌이랑 전부 다 지켜줄께...
그 땐 정말 우리 아무런 걱정 하지말고 몸과 마음 전부 다 편안하게 살자. 응?
물론 지금 당장 내가 죽어서 삼촌들 곁으로 가는건 아니겠지만, 나도 뭐 언젠가는 삼촌들 곁으로 가지 않겠어?
그러니까 내가 갈 때 까지, 시간은 좀 걸릴지 모르겠지만 작은 삼촌이랑 잘 견디면서 살고 있어야 돼...
언제고 막상 내가 삼촌 곁으로 딱 갔는데 삼촌이 또 어디 아프거나 힘들어 하면 나 마음이 너무 아플꺼야.
그러니까 내가 갈 때 까지 밥도 잘 먹고, 가끔 운동도 좀 하면서 잘 지내고 있어야 돼. 알았지?
난... 그냥... 삼촌한테 미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어.
시간이 좀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는데도 아직은 그게 그렇게 쉽게 괜찮아질 그런건 아닌가봐.
그냥... 삼촌과 관련된 모든 것들이 전부 다 미안해.
전부 다... 전부 다 나 때문이었잖아. 전부 다...
미안해 정말...
아... 엄마가 대부도 큰고모랑 이야기 해봤는데 49재는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고 삼촌한테 가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었는데...
알지?
나랑 소진엄마랑 삼촌한테 갔다온거... 엄마한테는 비밀 지켜주기다.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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